AISFF|세 소녀의 우울과 단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연설' / The Speech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0/23

AISFF|세 소녀의 우울과 단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연설' / The Speech

김준모 | 입력 : 2020/10/23 [15:00]

 

▲ '연설' 스틸컷  ©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역사는 되풀이 된다. 이 영화는 그 점을 이용한다. 사스를 코로나19, 폐쇄된 기숙학교를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으로 생각한다면 그 표현이 더 암울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처음 등장한 소녀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부모와 대화를 나눈다. 부모도, 소녀도 딱히 나눌 말이 없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사스지만 이 문제에 대해 어른들은 쉬쉬한다.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싫기 때문이다. 소녀가 사랑하는 연인과 갈등을 겪는 교사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어쩌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할 수 있는 미래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격정적인 사랑은 당장 세상이 끝나기 전 사랑을 나누는 듯하고, 자신들의 놀이에 빠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소녀만 그 모습을 바라본다. 두 번째 소녀는 죽음을 생각한다. 뉴스를 보며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라 말하는 소녀에게는 부모도, 친구도 없다. 소녀의 상실은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친구들의 괴롭힘과 교사의 무관심은 질병의 공포 속 무너진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세 번째 소녀는 웅변대회에 나갈 준비를 한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특별대우를 받지만 그 상황이 오히려 부담이다. 교사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아이들에게 푼다. 아이들이 사스에 대해 모르게, 이 공간에 갇혀 조용히 지내길 원한다. 이럴 때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웅변대회를 연다는 건 모순처럼 느껴진다. 연결된 이야기보다는 암울한 시대적인 분위기를 통해 세 소녀의 우울과 단절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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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0.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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