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AF|우주의 어둠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자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더 콰이어트’ / The Quiet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13

SICAF|우주의 어둠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자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더 콰이어트’ / The Quiet

김준모 | 입력 : 2020/11/13 [11:38]

▲ '더 콰이어트' 스틸컷  © SICAF202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개인의 자아는 고요 속에서 성립된다. 인간에 대해 연구하고 생각하는 철학이 고대 그리스에서 성립한 이유는 모든 노동을 노예가 대신하는 사회구조 때문이었다. ‘더 콰이어트는 제목 그대로 고요한 침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말하는 한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다. 그는 우주가 좋은 이유에 대해 침묵 때문이라 말한다. 이 고요 속에서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영화는 이 이야기를 우주를 통해 환상적으로 풀어낸다.

 

남자는 한 평생 우주를 향하는 게 꿈이었다. 그는 우주의 별들을 하나로 잇는 상상을 한다. 그 상상은 자유로운 그림과 같다. 이 그림은 우주를 통한 개인의 추억을 그린다. 예를 들어 달걀 프라이를 만드는 이야기에서는 밝게 빛나는 별 두 개가, 쌍둥이 형제 이야기에서는 쌍둥이자리가 밝은 선으로 이어진다. 남자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소인 지구는 그 밝고 찬란한 공간을 이질적으로 표현한다.

 

남자의 형제는 많은 돈을 원했다. 그래서 그는 도둑질을 시작한다. 지구는 이런 더러운 자본을 상징한다. 지구의 둥근 모양은 돈이 되고, 보석이 된다. 남자는 형제의 범죄를 알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하느라 그를 말리지 않는다. 남자에게 지구는 끔찍한 비극의 공간이다. 이전까지 밝은 빛을 내던 우주는 이 순간 붉게 변한다. 여기에 우주에 그려진 뭉크의 그림 절규는 그 아픔이 우주에도 여전히 있음을 보여준다.

 

▲ '더 콰이어트' 스틸컷  © SICAF2020

 

우주는 슬픔과 고통을 회복하는 공간처럼 여겨진다. SF 영화중에는 지구에서 이겨내기 힘든 슬픔을 우주에 두고자 하는 작품들이 있다.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퍼스트맨>이나 조디 포스터 주연의 <콘택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더 콰이어트>는 우주가 지닌 침묵을 통해 아픔을 섬뜩하게 담아낸다. 침묵은 치유가 아닌 묵인임을 보여주며 구성에 있어 역전의 현상을 가져오는 미덕을 선보인다.

 

작품은 우주를 검은 도화지로 설정한다. 그 도화지 위에서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간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남자의 이야기에 끼어드는 목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라데야 제가테바 감독은 이미지를 통해 관객의 시선을 돌리고 구성을 통해 카운터를 날리는 멋진 단편영화를 만들어냈다. 우주처럼 어두운 인간의 마음이야 말로 또 다른 미지의 공간임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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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1.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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