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일본 로맨스 영화 10편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1

기획|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일본 로맨스 영화 10편

김준모 | 입력 : 2020/12/01 [08:48]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먹먹함은 기쁨이나 슬픔과는 다른 유형의 감정이다. 기쁘면 웃으면 되고, 슬프면 울면 되지만 먹먹하면 어떻게 감정을 표출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로맨스에 있어 먹먹함은 사랑의 결과와 상관없이 주인공들이 처한 답답한 상황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은 여운하면 떠오르는 일본영화 중 로맨스영화를 10편 뽑아 추천하고자 한다.

 

 

▲ '사랑의 유형지' 스틸컷  © Dentsu Motion Pictures

 

사랑의 유형지

 

뒤에 소개할 <실낙원>의 원작자로 유명한 와타나베 준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내연 관계였던 남녀가 정사 중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남자가 여자를 목 졸라 죽인 것이다. 작품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추리극의 형식으로 보여주며 지독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처럼 불륜관계지만 그 로맨스의 강렬함이 상당하다. 개인적으로 결말부에서 느껴지는 그 강렬한 먹먹함 때문에 <실낙원>이 있음에도 뽑았다.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스틸컷  © (주)프레인글로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장애가 있는 조제와 대학생 츠네오의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판타지 같은 로맨스에 현실적인 감정으로 큰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츠네오는 조제를 통해 처음 진실 된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되지만, 그 사랑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걸 알기에 슬픔을 느낀다. 마치 다리를 얻지 못한 인어공주처럼 말이다. 오는 1210일 국내에서 리메이크판이 개봉되고, 내년에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개봉하는 만큼 다시 조제 열풍이 불지 않을까 싶다.

 

 

▲ '해안가로의 여행' 스틸컷  © 영화사 진진

 

해안가로의 여행

 

일본 로맨스 영화 중 슬픈 작품은 많다. 이 작품만큼 슬프면서 먹먹한 영화는 드물다. 남편을 잃고 3년을 보낸 아내는 돌아온 남편을 만난다. 남편은 자신이 죽었고 마지막 여행을 함께 떠나자고 아내에게 제안한다. 두 사람의 여정에는 사랑과 슬픔이 공존한다. 두 사람처럼 슬픈 영혼들을 만나는 이 여행의 특별함은 죽음에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과의 여행. 이보다 더 가슴 먹먹한 이야기가 있을까.

 

▲ '나라타주'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나라타주

 

이 영화를 보면 엠씨더맥스의 노래 어디에도가 떠오른다. ‘그대 내게 오지 말아요 / 두 번 다시 이런 사랑하지 마요라는 가사처럼 보기만 해도 답답하고 처절한 사랑을 하는 이들이 나온다. 어찌 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나와 그 사람의 상황이 맞고 서로의 마음이 맞은 것이니. 보다 보면 너무 먹먹해서 잊고 싶을 만큼 힘든 영화다. 시마모토 리오의 원작을 지독하게 담아낸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 '실락원' 스틸컷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실락원

 

이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일본영화가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이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드니까, 내 옆에 짝을 할 만한 사람이 이 사람이니까, 의무감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택한다. 그러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어찌해야 좋을까. 점점 궁지에 몰리는 두 남녀가 사랑의 낙원을 찾는다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낭만적인 로맨스 때문에 더 가슴 한 구석을 먹먹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 '내일의 기억' 스틸컷  © Activist Artists Management

 

내일의 기억

 

슬픈 사랑은 영원히 기억에 남는다. 그 슬픔을 간직할 사랑을 생각하기에 관객은 눈물을 흘린다. 이 슬픈 사랑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과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아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막연한 슬픔을 보여준다. 평생의 사랑을 잊어간다는 점이, 그 잊는다는 사실조차 잊을 것이란 점이 가슴을 울린다. 일본의 인기배우 와타나베 켄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 '호박과 마요네즈'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호박과 마요네즈

 

사랑의 관계는 평등하지 않다. 누군가는 매번 지는 사랑만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츠치다는 매번 지는 사랑만 하는 여자다. 가수를 꿈꾸는 애인 세이치는 곡을 쓰지 않고 백수처럼 지내지만 그녀는 열심히 그를 뒷바라지한다. 확신이 들지 않을 때 나타난 전 애인 하기오의 매력에 또 버림받을 걸 알면서도 가슴이 뛰는 걸 느낀다. 이 영화를 보고 슬프지만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당신 역시 사랑에 많이 울고 웃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 '달빛 속삭임' 스틸컷  © Nikkatsu

 

달빛 속삭임

 

사랑에 있어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상성욕자다. 이들은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어린 학생들은 이런 이상성욕에 휩싸인다. 심각한 관음증부터 과격한 주종관계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지니는 내면의 욕망이지만 그 발현이 과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처절한 사랑을 그려낸다. 인간이 지닌 내면의 욕망을 풀어내는 시오타 아키히코 감독의 능력은 역시나 발군이다.

 

▲ '좋아해' 스틸컷  © Andes Film Production

 

좋아해

 

제목은 로맨스지만 장르는 아니다. 주인공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없기 때문이다. 왜냐고? 무려 17년의 세월을 좋아해라는 한 마디를 품고 살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가 보면 참 답답하고 한심한 영화처럼 보일지 모른다. 어떤 사람은 감정이 쉽게 휘발되는 걸 두려워한다. 그만큼 소중하다. 첫사랑에게 차마 고백하지 못한 아련한 추억을 지닌 이들이라면 이 영화의 먹먹함에 반할 것이다.

 

▲ '립반윙클의 신부' 스틸컷  © TCO(주)더콘텐츠온

 

립반윙클의 신부

 

90년대 감성을 대표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은 디지털 시대의 관계를 이 한 편의 영화로 축약한다. SNS가 인생의 전부인 여자가 예기치 못한 위기를 겪는다는 내용의 이 작품은 현대인의 관계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허황된 가면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 안에서 인간된 감정을 찾고자 하는 감독의 노력은 초창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보다 조금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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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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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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