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인드M|올 겨울, 또 한 번 첫사랑의 향수를 전할 '러브레터'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17

리와인드M|올 겨울, 또 한 번 첫사랑의 향수를 전할 '러브레터'

김준모 | 입력 : 2020/12/17 [13:34]

▲ '러브레터' 스틸컷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러브레터>

감독 : 이와이 슌지

출연 :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국가 : 일본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17분

등급 : 전체 관람가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양의 로맨스가 쿨하다면 동양의 로맨스는 미련이 가득하다. 그 대표적인 정서가 첫사랑이다.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첫사랑을 잊지 못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그럴까. 이번으로 무려 6번 재개봉을 확정한 일본영화 러브레터는 국내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로맨스영화다.

 

오는 1223일 재개봉을 앞둔 러브레터1999년 처음 국내에 정식개봉한 후 2013, 2016, 2017, 2019년 재개봉했다. 올해가 코로나19란 특별한 상황으로 재개봉 영화가 많다는 점을 제외하고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영화임을 확인할 수 있다.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프라이드 드래곤 피쉬로 브라운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이와이 순지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성을 담았다.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반대로 하자면 첫사랑을 이기지 못하는 현재의 사랑에게 가혹한 사슬이다. 와타나베 히로코는 연인 후지이 이츠키가 산에서 실종된 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새로운 사랑인 시게루 아키바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첫사랑인 후지이 이츠키를 잊지 못한다.

 

그 마음을 담아 앨범에서 찾은 고향집 주소로 편지를 보낸 와타나베 히로코. 그리고 도착한 답장의 주인은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다. 알고 보니 학창시절 후지이 이츠키의 학교에는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가 있었다. 작품은 이 두 후지이 이츠키의 학창시절과 현재의 와나타베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의 이야기를 통해 잊지 못한 사랑을 말한다.

 

이 사랑이 다소 잔인하게 다가오는 건 남자 후지이 이츠키가 좋아한 여자 후지이 이츠키의 외모가 와타나베 히로코와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카야마 미호는 12역을 소화했는데, 와타나베 히코로는 여전히 후지이 이츠키를 잊지 못하는 역할로,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는 추억 속 이름이 똑같은 남자아이가 알고 보니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점점 알아가는 역할로 출연한다.

 

▲ '러브레터'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그 유명한 와타나베 히로코가 눈이 덮인 산 위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장면은 그녀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후지이 이츠키가 과거 좋아했던 후지이 이츠키를 향해 내뱉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동명의 후지이 이츠키를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는 점에서 세 사람 사이의 서사는 묘한 연관성을 지닌다. 로맨스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복잡한 서사 구조를 택했는데, 연출은 장르적인 매력을 발산하는데 충실하면서 극적인 재미를 잃지 않는다.

 

이 매력을 간직할 수 있었던 건 겨울과 첫사랑의 소재를 꽉 묶는 힘에 있다. 겨울의 눈은 모든 걸 차갑고도 포근하게 덮는다. 그 사실이 잔인하고 슬플지라도 감정에 있어 따뜻함을 보여준다. 때문에 와타나베 히로코와 여자 후지이 이츠키가 알게 된 진실에 관객들은 충격이나 고통을 받기 보다는 첫사랑의 아련한 향수와 뒤늦게 상대의 마음을 알게 된 후지이 이츠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동양적인 정서에서 첫사랑은 수줍고 설레는 측면이 있다. 그 감정이 소중해 혹시 거절당할까봐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공감을, 상대가 먼저 그 마음을 알아채주길 바라는 소망은 판타지를 자아낸다. 이 작품은 두 가지 모두를 편지란 소재를 통해 절묘하게 표현하면서 완성도 높은 로맨스 영화를 완성했다.

 

러브레터의 제목은 두 개의 러브레터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와타나베 나오코가 옛 연인인 후지이 이츠키에게 쓰는 편지, 두 번째는 후지이 이츠키가 첫사랑인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에게 쓴 편지다. 올 겨울, 코로나19로 우울함에 빠져있을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옛 향수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전하는 러브레터가 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 Posted 2020.12.17 [13:34]
  • 도배방지 이미지

러브레터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