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해질 때 찾아가세요, 지브리 스튜디오로

우리가 지브리를 사랑하는 이유

김미정 | 기사승인 2021/06/01

마음이 허해질 때 찾아가세요, 지브리 스튜디오로

우리가 지브리를 사랑하는 이유

김미정 | 입력 : 2021/06/01 [10:40]

[씨네리와인드|김미정 리뷰어] 종종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에 빠지곤 한다. 나는 이런 상태를 물에 떠내려가는 상태라고 하는데, 이때는 마음까지도 허해진다.

 

마음까지 붕 떠버리니 할 수 있는 건 더욱 없어지고, 심지어 영화 한 편을 완전히 보는 일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멍하니 앉아만 있기도 힘든 일. 이럴 때는 지브리의 영화를 한 편 고른다. 가장 그 기분에 끌리는 작품으로.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귀를 기울이면><고양이의 보은>을 다시 봤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향수에 비유하자면, 나에게는 은은한 잔향을 남겨 오래도록 여러 번 꺼내 쓸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다.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n차 관람을 많이 한다. 지브리의 작품들은 어떤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걸까?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들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품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명가(名家)는 여러 곳이 있지만, 지브리는 대체할 수 없는 특유의 감성을 갖고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다른 회사들과 다를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고집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야오 감독은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후 첫 작품부터 마지막까지, 손으로 그리는 옛 방식을 고집해왔다. 흔히 학창 시절의 우리가 교과서 한 모퉁이에 움직이는 그림들을 그려 놓던 그런 방식 말이다.

 

그렇다 보니, 3D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그림체에서부터 아날로그적 감성과 함께 따뜻함을 준다지브리 스튜디오의 모국이 일본이라는 점도 이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본 특유의 감성을 지브리 작품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잔잔한 일본의 분위기나, 적당히 90년대스러운 촌스럽지 않은 동네와 거리, 생활모습들을 좋아한다. 또한 옛 시대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꾸준히 손이 가게 만드는 작품들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내가 봤던 <귀를 기울이면>이 가장 알맞은 예시일 것이다. 실제 1995년 작품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일본 거리나 생활의 느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귀를 기울이면>스틸컷 © 1995 히 이라기 아오이 / 슈에이 샤 Studio Ghibli · NH

 

지금까지의 행보와 달리, 이례적으로 6월달에 개봉할 <아야와 마녀>라는 작품은 3D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그동안 쌓아온 지브리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할 점이다.

 

지브리 작품에는 판타지적 내용들이 많다. 고대 일본과 여러 설화들의 배경이 된 <모노노케 히메>, 인간은 들어갈 수 없는 귀신 세상에서의 이야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사실 판타지적 스토리가 아닌 지브리 작품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이다. 실사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판타지를 만드니, 판타지 장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움직이는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머리로 그리던 상상 속 동화(童話)가 실체화된 동화(動畵)가 된 것이다. 그 내용 자체들도 상당히 동화적이다. 창작 스토리의 경우 일반적인 동화처럼 스토리에 교훈을 한 스푼 추가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 동화 원작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들도 있기 때문이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스틸컷 © 2001 Studio Ghibli · NDDTM


움직이는 동화(童話)를 보던 아이들은 자라 성인이 되었고, 그들은 그 예전의 자신들의 추억과 겪어보지 못한 영화 속 시대에 대한 향수, 충족되지 못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위해 지금까지도 꾸준히 지브리의 영화를 사랑하고 찾고 있다. 마치 나처럼.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어떠 한가? 마음이 허해지고 모든 일이 귀찮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고민없이 지브리의 작품을 하나 재생하자. 아무 생각없이 그들이 주는 포근함에 자신을 맡겨보자. 어느새 허해진 마음이 충전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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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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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6.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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