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최윤태 감독 - 주수인과 닮았던 어린 시절, 그리고 간절했던 꿈

[다시 꺼내보는 영화] '야구소녀' 에세이 & 인터뷰

유수미 | 기사승인 2021/06/22

'야구소녀' 최윤태 감독 - 주수인과 닮았던 어린 시절, 그리고 간절했던 꿈

[다시 꺼내보는 영화] '야구소녀' 에세이 & 인터뷰

유수미 | 입력 : 2021/06/22 [10:45]

 

▲ '야구소녀' 스틸컷  © 싸이더스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야구소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지만 끝까지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소녀의 성장담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에는 어른들의 반대를 딛고, 프로야구선수라는 목표를 위해 운동장을 뛰고, 공을 던지며 열심히 노력하는 소녀 주수인이 등장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나가는데,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세상의 모든 주수인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2020년 개봉 당시부터 필자는 <야구소녀>를 반복해서 보았고, 주수인이라는 인물에 공감 지점이 많아 큰 위로를 받은 경험이 있다. 공감의 사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학창 시절부터 영화를 하겠다고 다짐한 필자에게 주변 지인들은 ‘찬성’보다는 ‘반대’의 입장을 보였고, 환경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대부분의 것들을 스스로 해내야 해서 그 점이 버겁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고, 정말로 간절했던 일이었기에 계속 작업을 이어나갔다. 영화 관련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나만의 언어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좋았다. 그 지점에서 필자와 어딘가 비슷한 <야구소녀>의 주수인에게 눈길이 갔다. 환경이 좋지 않지만 무너지지 않고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주수인을 보고, 과거를 떠올리며 비로소 '수고했다'라는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야구소녀> 개봉 1주년 축하 기념을 더해 최윤태 감독의 영화 <야구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고 싶었고,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최윤태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최윤태 감독은 자신을 투영시켜 시나리오를 작성했으며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영화를 제작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대사를 통해 제 나름의 희망을 얻음과 동시에,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어쩌면 나, 혹은 우리, 그리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닮아있는 주수인을 통해 작지만 큰 용기와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 최윤태 감독 사진  

 

Q. <야구소녀> 개봉 1주년을 맞이했는데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개봉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렇게 <야구소녀>를 다시금 언급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최근 3월에는 일본에서도 개봉을 했는데 계속해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1년이라는 시간이 그 어느 해보다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Q. 주수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유, 주수인이 야구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야구소녀> 시나리오를 쓸 당시, ‘영화를 못 만들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장편영화를 찍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를 믿지 못했고, 상업영화계에선 이름이 없어서 시나리오를 읽어주는 이가 드물었다. 영화 속 주수인이 들었던 이야기들은 아주 어렸을 적 제가 영화를 하겠다고 말한 순간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작가로서 사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것 같다. 주수인이 야구를 하게 된 계기는 시나리오 초기 단계에는 있었으나 수정을 거치면서 삭제했다. 우리 모두가 꿈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다 다르기에 관객들이 주수인의 이야기를 가깝게 느끼려면 구체적인 계기는 빠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지금처럼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가 있다면.

 

시나리오를 쓸 당시, “사람들이 내 미래를 어떻게 알아요? 나도 모르는데.”라는 대사에 방점을 찍고 작업을 했고, 촬영을 마친 후 편집 과정에서는 “내가 대신 가줄게요.”라는 대사에 제 나름의 위로를 받았었다. 이러한 대사는 제가 마치 최진태 코치가 된 듯한 느낌을 주었고, 연출자로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게끔 만들어주었다. 주수인의 모든 대사들과 더불어 주수인의 어머니가 건네는 모든 대사들을 지지하고 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새벽녘, 주수인이 운동장을 달리는 장면을 좋아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전체적인 호흡과는 살짝 다르다. 주수인이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가깝게 데려다 놓으려면 연출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운동장을 달리는 씬은 연출적인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 장면이다. 운동장을 달리는 주수인이 화면 밖으로 나간 후 카메라 앞으로 들어오기까지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한데, 의도적으로 관객들이 주수인을 기다려주게끔 세팅을 한 장면이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주수인을 응원하는 시작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 '야구소녀' 포스터  © 싸이더스

 

Q. 주수인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 같은 경우는 간절히 원하는 걸 포기했을 때 그 폭풍이 두렵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 역시 지금까지 영화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건 그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삶을 생각하면 일체 두려움부터 든다. 아마 <야구소녀>의 주수인 또한 그렇지 않을까.

 

Q. 주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은 누군가에게 ‘조금만 더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저는 ‘지금보다 어떻게 더 힘을 내?’라는 생각에 희망보다는 좌절을 경험했었다. 그래서 제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말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수인에게도 충분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Q. 영화를 만들면서 겪은 시련이 있다면.

 

<야구소녀>는 예산이 부족했기에 하고 싶은 걸 포기하며 상황에 맞춰서 작업해야 했다. 그 덕에 저를 포함해 스태프, 배우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서 그때를 생각하면 아픈 기억만 있다. <야구소녀>를 완성한 후에는 작품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제가 아직 부족해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를 빼앗아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Q. <야구소녀>를 볼 수 있는 플랫폼,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되는 곳 모두 소개 부탁드린다.

 

BTV, KT, LG, IPTV와 구글 플레이 무비,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 티빙, 왓챠 등에서 ‘야구소녀’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작품을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영화를 보시는 시간 동안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저로서는 처음 시도해보는 과정이라 <야구소녀>의 주수인처럼 고군분투 중이다. 다음 작품 때도 관심과 애정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유수미 객원기자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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