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표류하는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절해고도' / A Lonely Island in the Distant Sea

남진희 | 기사승인 2021/10/17

BIFF|표류하는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절해고도' / A Lonely Island in the Distant Sea

남진희 | 입력 : 2021/10/17 [10:47]

[씨네리와인드|남진희 리뷰어] 조각가인 윤철은 자신의 꿈에서 멀어진 채, 하루하루 현실을 살아가기 바쁜 사람이다. 그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예술가였지만, 세상의 주목으로부터 멀어진 지 오래다. 그런 그에게는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은 딸 지나가 있다. 지나 역시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세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사람들의 안 좋은 시선은 그녀가 일상생활에 적응할 수 없게 하였고, 하나의 소외된 존재로 만들었다. 윤철과 지나는 절해고도와 비슷하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외딴 섬이들은 마치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예술가이다.

 

윤철은 예술가가 되는 것은 자기 마음의 별만 보고 길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길을 반드시 잃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윤철이 말하는 예술가는 예술가라는 직업 자체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그려나가는 한 명의 예술가와 같다. 사람 각자의 인생은 어느 누구도 완전히 경험하지 못한 낯선 예술이다. 우리는 나의 마음의 별 즉, 자신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며 길을 잃기도 하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표류하는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 미성숙하다.

 

▲ 영화 '절해고도'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인생에 있어 미성숙함을 겪고 있는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이해하기에도 벅차다. 그래서 남의 인생을 이해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윤철과 지나 또한,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윤철은 지나의 예술세계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예술가로서는 지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예술세계 즉, 그녀의 인생은 독특하고 심오했으며, 낯선 것이었기 때문에 윤철은 지나에게 마음의 거리를 둔다. 그것은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관계의 실패, 인생의 고통 속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 윤철은 영지와의 연애를, 지나는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가는 길을.

 

이들은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좌절을 겪었지만 새로운 길로 들어선 후, 아이러니하게도 다시금 관계 맺음을 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회복해 나간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에 불신을 가질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은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라 진실이다. 미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새로운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는 자신에 대한 이해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마치 절해고도처럼 각자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삶 속에 녹아있는 것이다.

 

▲ 영화 '절해고도'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이 영화는 삶에 있어서 방황과 그로 인해 느끼는 고독, 그리고 두려움을 잔잔하게 풀어낸다. 영화에 악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성숙한 사람들이 존재할 뿐. 이들은 절대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사건 속에서 자신의 길을 그려낸다. 이들의 인생은 도피가 아니라 길을 찾는 과정 즉, 예술가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영화의 등장인물은 관객과 닮아있다. 김미영 감독은 특정한 캐릭터를 구현하기보다 관객을 영화에 투영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담담하지만 확실하게 삶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그러므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잔잔한 감동 속에서 이 작품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Director 김미영

Cast 박종환, 이연, 강경헌, 박현숙, 정수빈, 장준휘

 

■ 상영기록 

2021/10/08 19:30 CGV센텀시티 4관

2021/10/09 15:30 CGV센텀시티 7관 

2021/10/10 09:30 CGV센텀시티 스타리움관

2021/10/11 09: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10관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남진희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cinerewind@cinerewind.com

Read More

  • Posted 2021.10.17 [10:47]
  • 도배방지 이미지

절해고도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