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대중화의 기회일까, 비주류 국악의 안타까운 현실인가

JTBC '풍류대장',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이정연 | 기사승인 2021/12/09

국악 대중화의 기회일까, 비주류 국악의 안타까운 현실인가

JTBC '풍류대장',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이정연 | 입력 : 2021/12/09 [11:35]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누에머리를 흔들며, 양 귀 쭉 찢어지고,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 이날치 밴드 -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캡처

 

[씨네리와인드|이정연 리뷰어작년 529일에 발매된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다분명 국악인데 HIP하고 YOUNG한 느낌을 가득 받은 이 신선한 음악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선입견으로 남아 있는 조금은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나도 모르게 예의를 차려야 할 것 같은그런 국악의 이미지가 아닌,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국악에다가 아이돌 가수 뺨치는 대중성과, 창의력이 곁들여진 이 노래에 전국민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네이버 온스테이지 2.0에서 엠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함께 콜라보로 공개되어 대중의 입소문으로 관심을 얻기 시작한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는 한국관광공사와의 콜라보로 해외관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 영상 주인공까지 등극했다.

 

국악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이끌다, JTBC '풍류대장'

 

▲ JTBC 풍류대장 캡처 - 해음X최예림 무대 '마왕'

 

이렇게 힙한 국악의 열풍을 이어받아, JTBC에서는 풍류대장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국악이 가진 멋과 매력을 선사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악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에 맞게 무대는 국악 자체가 아닌,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정가를 부르는 어쿠스틱 밴드 해음과, ‘판소리를 하는 최예림의 콜라보인 마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K-POP인 자우림의 마왕을 국악인 정가와 판소리를 섞어서 편곡한 작품으로, 최예림의 저음과 정가를 부르는 해음의 고음이 잘 어울리는 무대와 뮤지컬 같은 연출로 심사위원과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박칼린은 소리꾼들은 원래 국악의 다른 장르를 섞지 않는다. 이때까지 왜 섞지 않았나 싶다.’라는 호평을 줬고 대중들도 이들의 무대에 크게 집중하였다. 뿐만 아니라 티삼스-매일매일 기다려해비메탈을 국악으로 편곡하여 부른 서도밴드 역시, 국악계의 아이돌이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경쟁을 바탕으로 했다면, 풍류대장은 그렇지 않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국악을 다 같이 살려보자라는 한 뜻으로 참가한 참가자들은 서로를 경쟁자라며 의식하기보다는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훈훈한 장면을 볼 수 있다.

 

크로스오버가 아니면 안 되는가, 여전히 비주류라는 국악의 현실

 

▲ JTBC 풍류대장 캡처

 

크로스오버 덕분에 HIP한 국악, 젊은 국악이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가졌지만 반대로 크로스오버가 아니면 국악의 대중화는 힘들었나, 라는 생각도 해본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송가인은 심사위원 중, 유일하게 국악을 전공한 전공자다. 실제로 참가자 중 많은 인원이 국악인으로서 송가인과 친분이 있다. 송가인은 참가자 김주리와 팀 RC9의 콜라보 무대에서 심사를 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바로 하이힐을 신은 김주리의 모습을 보고서다. 송가인 심사위원은 구두를 신고 노래를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국악의 특성 때문에 많은 뱃심이 필요하나 구두를 신고 고음을 지르면 온 몸의 에너지를 다 쓰기 때문에 어지럽고 휘청거린다는 말을 했다. 선배 국악인으로서, 크로스오버를 해야만 대중들이 찾는 것이 우리 음악인 국악의 현실인가 라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쏟은 송가인과, 참가자들을 보며 우리 음악인 국악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느끼기도 했다. 실제로 참가자 중에서는 노래를 할 때 처음으로 힐을 신어본다는 참가자도 있었으며, 한국을 넘어서 세계의 아이돌이 되어버린 방탄소년단보다 더 많은 해외 월드 투어를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미미한 참가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악의 대중화를 위하여

 

▲ JTBC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류대장은 분명히 국악의 대중화에 이바지하였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불어 온 국악 열풍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미 실력은 프로를 넘어선 그 이상이나 조명을 받지 못했던 국악계를 처음으로 비추는 기회의 장인만큼 참가자들의 무대 수준이 새로운 원석을 발견한다는 기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다르게, 이미 완성형인 국악인들을 다시 재조명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서 기존의 것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현대의 흐름에 맞게 적절히 조절했다는 점에서도 분명 박수받아 마땅한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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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기자단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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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2.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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